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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모 기업에서 근무 중인 30대 남자입니다.

사실 저는 월요병이 있습니다. 일이 하기 싫다거나, 자고 싶거나 그런 게 아니고요.저는 월요일마다 잔뜩 긴장을 합니다.
부서회의 때문이죠.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일요일부터 걱정이 시작됩니다.

'내일은 안 떨고 내 의견을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난번처럼 떨면 어떡하지?'

프레젠테이션이라도 맡는 날이면 일주일 전부터 걱정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발표 전까지는 걱정한 탓인지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데요.
하지만 발표가 시작되면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도 떨리고, 너무 창피해서 어렵게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자리에 앉으려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프레젠테이션을 안 맡으려고 별 핑계를 다 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윗분이 뭐라 하신 적도 있고요.

사실 지금 당장 걱정은 저희 팀에서 정말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정도 준비 시간이 있는데 제가 
다른 부서 사람들까지 보는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해서 걱정입니다.
그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덜덜 떨어서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는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 때문에 일이 안 잡힙니다. 하루 종일 발표에 대한 걱정만 계속 하구요.

어떻게 하면 무사히 발표할 수 있을까요? 약물 치료 말고 방법은 없을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가끔 있는 일도 아니고 매주 발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신다고 하니 안타깝네요.
더군다나 최근에는 큰 발표를 준비하고 있으셔서 상당히 걱정하고 있으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표하는 상황까지 회피하시려 하는 걸 보니 불안 수준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러한 회피 행동이 발표에 대한 불안을 더 악화시켰을 겁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 회피를 성공하게 될 때마다, 이는 곧 대상이나 상황이 위험한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감이 더 커집니다.
아마 입사 후 초반에 발표하시던 상황을 상상해보시면 지금처럼 불안이 크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오늘 제가 몇 가지 방법들을 알려드릴 테니 한 달 후에 있으실 큰 발표 무사히 하셨으면 합니다.

1. 인지오류 확인하기

발표에 대해 불안을 느끼시는 분들 중에 잘못된 신념을 갖고 계신 분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발표 전부터 발표를 망칠 거라고 확신하기도 하고, 발표를 하는 중에 청중들의 사소한 태도만 보고 자신의 발표가 망했다 생각하기도 하고, 발표가 끝난 후에 잘했던 것보다 못했던 것에만 집중해서 최악의 발표로 판단해버리기도 합니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시라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비논리적인 사고는 지양해야 하기에 스스로 인지오류가 없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발표 관련해서 불안했던 장면을 떠올려 보시고 당시 상황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묘사를 해봅니다.
이후 당시 불안 혹은 다른 어떤 감정들을 경험했는지 확인해보고 이러한 감정을 유발하게 한 생각들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이 어떤 인지오류인지 체크해 보세요.

아래 기사는 대표적인 인지오류의 예시입니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59 )
이렇게 인지오류를 찾아봄으로써 상황을, 그리고 내 감정 및 생각을 객관적으로 보는 작업을 해볼 수 있습니다.

2. 시각적 심상 요법

이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을 상상해보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도출해보는 것입니다.
발표 불안증의 경우 발표하는 장면을 먼저 떠올려 봅니다.
이후 긴장을 풀고 (복식호흡이 도움이 됩니다) 편안하게 발표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난 충분히 준비했어', '난 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 등의 긍정적인 혼잣말을 반복합니다.
처음 연습할 때는 실제와 비슷한 강도의 불안을 느낄 수 있지만 연습을 반복하면 자기암시와 불안 감소로 편안한 상태가 됩니다.
발표 직전에는 평소에 연습해두었던 심상 요법을 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

3. 약물 치료

발표 불안에 가장 빈번하게 처방되는 약물은 베타 차단제인 인데랄입니다.
인데랄은 노르에피네프린 증가에 따른 떨림, 심장박동, 발한증 등에 빠른 효과가 있습니다.
발표할 때 불안을 느끼시는 분들 중에 목소리가 떨려서 혹은 손발이 떨리거나 얼굴이 붉어져서 더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런 분들에게 특히 효과가 큽니다.

발표를 앞두고 한 시간 전에 필요한 만큼 투여하는데 대개 소량만으로도 큰 효과를 보입니다.
특히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한 달 앞두고 있다 하시니, 그전에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셔서 일단 약을 처방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약물 의존성을 걱정하시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복용한다면 약물 의존 가능성이 높지도 않고, 일단 약물로 어느 정도 증상을 조절 후에 '성공적인 발표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치료 요인이기도 합니다.


일단 한 달 동안 위의 세 가지를 시도해보시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간혹 이러한 방법들을 소개만 받고도 발표에 대한 불안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불안 증상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컨트롤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서 심한 불안감을 느끼죠.)

사연 보내주신 분께서도 오죽하시면 발표를 피하려고 노력하셨겠어요.
가혹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앞두고 있는 큰 프레젠테이션이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면서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하시고 발표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셨으면 합니다.

출처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과 원장]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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